2006년 2월 3일

진보된, 자유로운 라이딩을 위한 단상들

2006.1.20

헝글에서도 모글런, 급사라이딩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전반적인 보딩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고 좀 더 진보된 라이딩 기술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하겠다.

최근 들어 우연찮게도 많은 이론들을 접하게 된 필자는 기존의 궁금함이나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약간은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진보된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건 물론 아니다. 다만 필자가 공부한 내용과 경험에 의거해 생각 나는 대로 몇 가지 끄적여 보겠다. 필자의 이론이 늘 그렇듯이 검증은 없고 그렇다고 확신도 없으나 나름대로 끄적여 보는 건 허접한 경험과 생각이나마 공유되면 잘못도 발견할 수 있고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컬럼이 정답과 정론만을 얘기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필자의 글에 오류가 있다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기탄없이 얘기하는 것 또한 필자에게도 다른 보더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왜 오늘 따라 이런 걸 강조 하느냐 하면 오늘 쓰는 글의 일부 내용이 필자가 기존의 이론들을 조합해 조금 위험한 영역으로 나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작성한 내용이 다른 용어와 다른 표현으로 존재 할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필자가 읽거나 들어본 바는 없다.

어쨌든 재미게 읽어 준다면 바랄 나위가 없다.

참고로 이 글은 기술에 대한 설명의 글이 아니며, 필자가 라이딩 하면서 느낀 바를 문맥과 상관없이 적어나갈 것이기에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보딩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은 없을 것이기에 초급자가 보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밝혀 둔다.

또한 필자의 경험과 다른 분들의 의견이 취합되어 정리되면 예고나 공지 없이 글의 내용이 일부 바뀔 수 있다.



단상 1. 다운언웨이팅

지난번 글을 쓰고 왜 또 쓰느냐 하면 다운언웨이팅이 익숙해 질 수록 이 기술의 적절한 표현이 매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거친 사면, 급사, 정설슬로프를 막론하고 라이딩을 풍요롭게 하고 자유롭게 만든다. 거기에 무릎의 유연함에 의한 서스펜션이 보태지면 웬만한 거친 슬로프를 별 무리 없이 활강 할 수 있었다.

지난 주말 비 오고 난 후의 따뜻한 날씨에서 다수의 보더가 슬로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되었을 때도 필자는 꽤나 재미있게 라이딩 했다. 같이 간 친구들이 괴로움을 토로할 때, 턴이 힘들어 슬금슬금 내려오고 있을 때에도 필자는 이 매직 같은 다운언웨이팅에 감동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운언웨이팅이 카빙에만 쓰이는 기술도 아니고 다운언웨이팅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구사하는 사람이 적을 뿐 상급기술에 해당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필자가 컨트롤에 좀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생각으로는 카빙스킬과는 상관없이 어느 정도 베이직과 너비스턴처럼 업언웨이팅에 익숙해졌다면 카빙연습보다도 다운언웨이팅에 의한 엣지전환을 먼저 시도해 볼만 하다. 사실 크로스오버를 사용하는 카빙의 필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느껴보면 이후 1-3 시즌은 카빙 외의 다른 라이딩 기술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게 될 정도로 카빙은 매력적이고도 늘 스스로도 만족하기 어려운 긴 과정이기 때문에 다운언웨이팅을 익히는 시기가 늦어지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오히려 카빙 입문 전에 약간이라도 연습해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왜 진작 이 기술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았나 무척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슬로프가 늘상 제대로 정설이 되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사람이 많아지거나 기상상태에 따른 설질의 변화에 따라 슬로프는 늘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그러한 슬로프에서의 라이딩, 또한 급사에서 좀 더 안전을 확보하고 재미난 라이딩을 위해서라도 다운언웨이팅은 초급자 일지라도 염두에 두는 게 좋겠고, 중급자라면 꼭 연습해 익숙해져 다운언웨이티드 슬라이딩턴을 능숙하게 구사할 정도가 되면 라이딩의 발전 가능성이 더 넓어지게 될 것이다.

중급이상에서의 다운언웨이티드 카빙은 폭발적인 효과를 가져 올 거라고 생각한다(필자도 아직 크게 느끼지 못했으므로 추측체를 사용하겠다). 빠른 엣지전환과 엣지전환 중의 컨트롤 유지 능력, 거기에 턴 초반에 높은 엣지각과 강한 앵귤레이션을 얻어낼 수 있어 급사에서의 카빙에 막대한 강점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예전 "왜 나는 급사에서 베이직 카빙은 고사하고 베이직턴도 제대로 못하는 못 하는 것일까" 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상심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필자가 그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질문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베이직카빙, 어드밴스카빙과 같은 크로스오버 계열의 카빙 기술은 급사에서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 아닌 것 같다. 다운언웨이팅을 사용하는 크로스언더와 크로스쓰루를 사용하는 카빙을 연습해 보는 게 어떨까?"

또한 급사에서 완전히 슬로프에 누울 수 있는 익스트림카빙 또한 이 다운언웨이팅-크로스언더(또는 크로스쓰루) 조합의 한 극한 버전 임을 미리 말해 두고 싶다.



단상 2. 카빙에 대한 잡담

거친 슬로프에서 꽤 재미난 보딩을 하고 나서 마지막 라이딩 후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오면 완벽하게 정설된 슬로프에서 최소한 세네 번은 제대로 쏠 수 있겠지' 하며 슬로프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발길을 돌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 정설된 슬로프 또한 정말 그립다. 새벽부터 부산하게 일어나 짐 챙기고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첫 리프트를 탈 준비를 한다. 리프트 대기줄 맨 앞에서 요원들과 인사를 하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 갈 때는 정말 재미난 영화 앞의 나오는 CF나 예고편을 보는 것처럼 심장이 뛴다.

야 이거 일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완벽한 설질에 정설 상태인걸? 게다가 아직 거의 사람도 없어.

가로5센티 깊이 5센티의 골짜기를 슬로프에 파내며 롱턴으로 슬로프를 질주할 때 그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친구? 그런 거 없다. 좋은 설질에는 애비 애미도 없다고 하지 않던가? 서로 쏘기 바쁜 거다.

보드를 향정신성마약이라고 정의하는 글들이 있는데 이건 완벽한 진실이다. 단지 카빙이 잘돼서 심리적으로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이건 육체가 느끼는 부인할 수 없는 물리적인 현상이다. 정확한 생리학적인 설명은 못하겠지만 인체는 자연적으로 마약 성분의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하는데 카빙이 제대로 감겨 눈을 파내며 활강 할 때 이 마약은 신체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온다. 그것도 한턴 한턴 마다 말이다.

리프트에 안착 후 바로 진입. 그냥 산을 내려올 뿐이데 왜 가뿐 숨을 몰아 쉬며 흥분에 몸이 떨리고 정신은 나락으로 빠져드는가? 야... 지금 시즌 접어도 여한이 없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아직 사람이 드문 슬로프는 카빙 라인이 선명하다. 슬로프를 둘로 갈라버린 골짜기 수준이다. 카빙의 쾌락에 대한 세레머니로 이 라인에 스스로 자화자찬하고, 친구와 내 것이 더 날카롭네. 내게 더 깊네. 싸우고 있을 무렵 한 초보 스키어가 멈칫멈칫 하더니 카빙 라인에 걸려 넘어져 스키가 벗겨진다. 넘어진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카버에게 있어 이 상황은 식어가는 흥분을 다시 최고조로 올리는 최고의 세레머니가 된다.

물론 이런 상황은 일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한 상황이지만 카버는 그 한번의 런을 위해 전 시즌을 온전히 바치고 그것을 위해 일년을 바쳐 노력하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




단상 3. 프레스

필자가 예전에 쓴 글에 이런 글이 있었다.

"
척추로 내리누르는 나의 프레스와 속도에서 발생하는 원심력과 슬로프 하단으로 작용하는 중력 등 보딩시 작용하는 힘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 지기 시작했다. 극단의 인클리네이션으로 상체를 제대로 세울 수 없는 자세인데도 엣지에 프레스가 가해지기 시작했고, 가해진 프레스가 커져 엣지가 깊이 박힐수록 더 빠른 속도와 더 큰 원심력을 견디기 시작했으며 또 다시 엣지가 더 깊이 박히는 것을 자각하였다. (이 부분은 자각만 했을 뿐 아직도 필자의 지식과 말로서는 설명이 불가능함을 고백한다).
"

그때는 설명할 수 없었던 이 부분을 이제 나름대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다시 말하지만 검증된 의견이 아니며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다른 의견이 있다면 기탄없이 얘기해 주기 바란다.

필자가 이전에 "엣지는 척추로 누른다"라는 프레스와 앵귤레이션의 한 방편을 말한 적이 있었다(물론 필자도 전수 받은 거지만). 목적은 상체의 체중을 엣지에 완전하게 싣기 위한 상상력이 가미된 트레이닝 방법이다. 상체의 체중으로 엣지를 위에서 누른다고 심플하게 생각한다면 이 프레스를 "수직프레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위 글에서 필자는 힘의 모호성을 말하면서 수직프레스가 가해질 수 없는 자세인데도 프레스가 가해지는 것을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또한 익스트림카빙을 하루 한번씩 보면서도 왜, 어떻게 프레스가 가해져 카빙이 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익스트림카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관련 자료들도 많이 작성되고 있으며, 극소수의 알파인 카버들은 실제로 익스트림카빙을 즐기고 있고 필자도 최근 되도 않게 연습하고 있기는 하다.

익스트림카빙은 -이론에 의하면- 수직프레스를 최소화한다. 단지 보드가 설면에 조금이라도 일단 박히면 보드에너지를 원심력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다리를 펴 보드를 턴 밖으로 밀어내는 프레스를 가한다. 원심력이 강해짐에 따라 엣지는 더 강력하게 박히고 보드는 더 많이 휜다.

이견이 많겠으나 기존에 원심력이라고 표현된 이 힘을 일단 이를 "수평프레스"라고 정의해 이 원심력을 내는 능력을 정식으로 프레스 능력으로 등극 시켜 보자는 거다.

물론 익스트림카빙에서도 수직 프레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약할 뿐이다. 익스트림카빙에서의 수직프레스는 다음의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가해진다.

1) 장비 자체의 무게. 보드, 바인딩, 부츠가 가지는 기본적인 무게와 다리의 무게가 수직프레스를 유지하게 한다.

2) 익스트림카빙에서는 골반까지 돌리는 상체 로테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이 상체 로테이션이 수직 프레스에 일조한다. 똑바로 서서 허리를 한쪽으로 골반까지 로테이션 시켜보면 다리에 긴장이 발생하고 이 에너지는 발까지 전달된다. 이 상황이 누웠을 때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결론적으로 보드에 수직적인 프레스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1)번의 경우는 필수불가결하고 없애기 힘든 당연한 프레스이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고 2)번에 대해 "로테이션 수직 프레스"라고 일단 정의해 보도록 하자.

이제 보딩 시 가해지는 프레스의 종류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체중에 의한 수직 프레스
2. 원심력과 다리를 펴는 힘에 의한 수평 프레스
3. 신체 로테이션에 의한 로테이션 수직 프레스




단상 4. 라이딩 스타일

자, 필자의 특기 중 하나인 개발새발 그림이 또 등장하였다. 우선 아래 그림을 보기 전에 이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아래 그림은 라이딩에 대한 구분과 분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라이딩의 다양성을 말하기 위해, 그리고 라이더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라이딩 스타일 옵션목록으로 - 누락된 게 훨씬 많겠지만- 필자가 정성을 들여 10여분의 장시간에 걸쳐 그린 그림이다. 라이딩 스타일을 구분하고 분리하기 위해 본 그림을 본다면 필자의 노력이 참 아까울 것 같으니 이 문장을 다시 한번 읽어 주기 바란다.




숫자로 시작하는 건 프론트사이드이고 영어로 시작하는 건 백사이드다. 1-A, 2-B 라는 식의 대칭관계는 아니다. 그저 생각 나는 대로 그렸을 뿐이다.

1번-A번 자세가 가장 내츄럴하고 주로 수직프레스를 애용하는 스타일이다. 베이직카빙도 이와 비슷한 자세가 될 것이다.
2-2번이 적절하게 수평프레스와 수직프레스가 조화된 형태이다.
3번-C번 계열은 수평프레스에 보다 중점을 둔 스타일이다.

이전 필자가 번역한 글에서 카빙을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나누었는데 잠시 인용해 보겠다.

[첫째, 스피드 스타일. 보드의 에너지를 스피드로 전환시키는 스타일로써 카빙시 보드의 기울기를 크게 하지 않는다. 보다 안정적이고 불규칙하거나 다양한 지형에 알맞다. 또한 턴이 완전한 반원을 만드는 것은 중요시 하지 않는다.

둘째, G-포스 스타일. 보드의 에너지를 G-포스로 전환 시키는 스타일로 카빙시 보드의 기울기를 크게 하기 때문에 부츠가 엣지 밖으로 나오는 걸 신경 써야만 한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며, 정설된 슬로프에서 제대로 카빙 할 수 있다. 이 스타일은 3G 이상의 구심력을 느끼며 완벽한 반원으로 턴하는데 집중한다. 왜냐하면 보드에너지를 스피드보다는 G-포스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이 글을 인용하는가 하면 필자가 위에 기술한 내용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스피드 스타일은 위에서 말한 대로 가장 네츄럴하며, 무릎에 의한 서스펜션 감각이 커지면 라이딩이 부드러워지고 거친 사면에서도 효율적으로 동작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G-스타일에 비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공격적인 멋과 맛이 있다. 이 스타일은 수직프레스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G-스타일은 턴이 반원에 가까워 원심력(구심력)을 많이 발생시키는 턴이다. 소위 감긴다는 표현은 이러한 스타일의 카빙에서 강하다. 이러한 G-스타일은 위에서 말한 수평프레스와 보드 엣지각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심력 많이 발생할수록 수평프레스는 커진다. 수평프레스가 커지면 보드는 그 프레스에 의해 보다 휜다. 보다 휜 보드는 턴반경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보다 큰 원심력을 일으킨다. 보다 커진 원심력은 보드엣지각을 더 높여도 넘어지지 않도록 만든다. 더 높아진 엣지각은 보드를 더 휘게 만든다. 더 휜 보드는 원심력을 더 발생 시킨다...같은 서로가 서로에게 피드백 되어 점점 더 보드 엣지각과 원심력(또는 G-포스)을 만들어 낸다.

이 계열도 다시 두 가지로 라이딩 스타일로 구분될 수 있는데 위 그림에서 3-1, C-3 이 상체 앵귤레이션을 이용해 수직프레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력한 수평프레스를 가하는 스타일과 3-2, C-2와 같이 익스트림카빙에 가깝게 수평프레스에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 있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위의 구분은 실력에 의한 구분도 아니고 라이더마다 다른 스타일을 구분해 놓은 것이 아닌 이상적으로는 한 사람의 라이더가 모두 가지고 상황에 적절하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라이딩 옵션 목록일 뿐이다.

자, 이제 각 그림에 작용하는 수직프레스와 수평프레스가 어느 정도로 작용하고 있는지가 보일 것이다. 한번 구분해 보자. 그림을 생각나는 대로 그려 넘버링에는 큰 의미를 주지는 말자. 다시 그리고 싶지만 귀차니즘 프레스에 눌려 그만 두련다.



단상 5. 엣지각 - 정확하게는 보드와 설면이 이루는 각

어떤 분들은 카빙에 있어 엣지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스피드스타일에서는 엣지각은 사실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자연스러운 라이딩을 추구하기 때문이며 엣지각을 높이는 건 사실 어느 정도는 부자연스럽고 체력적으로 힘든 면이 있다.

그러나 스피드 스타일일지라도 급사에서는 꽤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엣지각은 턴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엣지각이 커진다는 건 보드가 그만큼 더 휜다는 것이고 턴반경이 작아지고 속도제어가 쉬워진다는 말이다. 최상급 슬로프에서 스피드 스타일은 어느 정도는 예정된 한계가 있고 수평프레스에 의해 엣지각을 좀 더 높이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목숨을 걸고 라이딩 하거나 슬라이딩만으로 슬로프를 내려오게 될 것이다.

G-스타일 카빙에서는 엣지각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G-스타일을 추구하고 연습하고 있는 분들께 이런 질문을 드려보고 싶다. 예를 들어 엣지각 49도와 50도는 어느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는가?

1도 차이라고 대답하신 분들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별 차이가 있나 라고 대답하신 분들은 좀 더 가봐야 한다.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는 분들은 이미 중급기량은 넘어 섰을 것이다.

그 단 1도를 높이는 게 이 G-스타일에서는 많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 하찮아 보이는 차이가 상당한 노력과 연습의 차이인 거다.

그 하찮은 1도가 높아지면 다음과 같은 것이 가능해 진다.

1) 턴은 더 타이트해져 급사에서도 감속되어 보다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해 진다.
2) 무게중심이 더 낮아져 턴 전반에 안정성이 증가한다.
3) 더 낮은 각으로 진입할 여력이 생긴다.
4) 결정적으로 감는 맛이 강해져 보딩이 아주 많이 재미있어 진다.

G-스타일에서 최고의 자세는 바로 엣지각을 많이 세울 수 있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자세다. 바로 이 자세가 G-카빙의 절대선(絶對善)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단상 6. 엣지각 2

알파인에서 G-스타일 계열의 최강자는 역시 Extremecarving.com의 두 카버와 팀엣지를 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팀엣지 스타일에 대해 논평을 좀 해보자면 상당히 희한한 스타일을 발전시켰는데 이 팀원들은 업언웨이팅과 업웨이팅을 사용한다. 한마디로 세팅에 의해 강제로 굽혀진 것 외에 전혀 무릎을 굽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 더 신기한 건 엣지전환이 업언웨이팅을 이용한 크로스언더로 보인다는 것이다.

익스트림카빙에서는 엣지전환 시에 강력한 크로스언더를 사용해 신속하게 엣지각을 만들어 내고 누워 다리를 펴서 보드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원심력을 온전히 다리 실어 보드를 밀어내는 것이다. 익스트림카빙에서는 90%정도로 다리를 펼 것을 요구하는데 나머지 10%의 굽힌 다리의 용도는 서스펜션이다. 설질이 매우 좋고 정설이 잘 되어 있다면 아마 100%를 펴기를 요구할 수도 있다.

두 개의 대표적인 G-카빙의 공통점은 모두 다리를 굽히는 걸 배제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위의 그림에서 백사이드 b를 보자. 무릎을 상당히 많이 굽혀 무게 중심이 낮고 다운이 많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엣지각은 매우 적다. 백사이드에서는 무릎을 굽힐 수록 엣지각은 작아지고 따라서 수평프레스를 가할 여지가 매우 적다. 고속의 G-카빙에서 이 자세는 사용하기 힘들다.

프론트사이드 2-1을 보자. 수직프레스를 잘 가하고 있고 무릎을 굽혀 엣지각이 매우 크다. 이것이 괜찮은 경우는 위의 b와 마찬가지로 턴반경이 길어 G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턴일 경우에만 유효하다. 왜냐하면 위 두 자세는 엉덩이가 완전히 빠졌기 때문이다. 엉덩이가 빠졌다는 것에 대한 필자가 아는 정의는 보드 상판에 대해 수직으로 선을 그었을 때 엉덩이의 위치가 보드 양쪽 끝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단상 7. 버스에서 배우는 G-카빙

엉덩이가 빠졌을 때 왜 불리한가? 이전에 필자가 버스를 타면서도 카빙을 배운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뭘 배우는지 하나만 설명해 보도록 하자.



필자가 어느 날 술 약속으로 읍내를 나가게 되었다. 마침 뒷자리가 넓어 보이고 편안해 보이길래 맨 뒷자리로 가서 무의식 중에 앉게 된 거다. 그 버스는 윗 그림 1번과 같은 맨 뒷자리 형태였다. 근데 이 뒷자리 무지하게 높다. 아마 신형 버스인가 보다.

왕이라도 된 듯이 앞쪽을 굽어 보고 있을 무렵 개념 없는 승용차 한대가 버스 앞으로 차선을 변경해 돌진했다. 운전기사는 당연히 초급브레이크를 밟았고 엄청난 관성이 내 몸에 가해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발을 앞좌석 등받이에 대고 버텨 보려고 하였으나 결국 앞좌석 위로 튕겨 나가 앞사람은 후두부 골절, 그 앞사람은 필자의 팔꿈치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게 되었다.

물론 실화가 아니라 필자가 버스를 타면서 생각한 가상의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이런 형태의 버스를 탄 경험이 있다. 앞에 손잡이도 없고 어떤 엔지니어가 설계했는지 몰라도 사람 정말 불안에 떨게 하더라, 씨앙...)

같은 상황에서 버스가 2번과 같이 뒷좌석이 낮은 경우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 하였을까? 아마 버텨냈을 것이다.

1번과 2번의 차이에 주목하기 바란다. 1번의 경우 앞좌석 등받이는 몸의 무게중심(여기서는 엉덩이라고 가정해 보자)보다 낮다. 2번의 경우는 무게중심보다 높다. 다른 말로 한다면 1번은 관성을 버텨야 할 등받이에서 무게중심이 벗어나 있고 2번은 벗어나지 않았다.

버스의 초급브레이크로 인한 관성의 힘은 보드의 턴을 하면서 발생하는 원심력과 같은 힘이라고 생각해 볼수 있고 보드는 이 앞좌석의 등받이라고 가정했을 때, 무게중심이 보드 위를 벗어나 있는데 원심력이 더 크다면 바로 위와 같이 날라 가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1) 무게중심은 늘 보드상판에 대해 수직라인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2) 다리가 등받이에 대해 수직을 이룬다면, 즉 등받이가 수직으로 서 있으니 다리를 수평에 가까울 수록 강한 관성에 버티기 쉽다.

3) 가장 이상적으로는 무릎을 완전히 펴는 게 더 큰 관성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보딩에서는 서스펜션을 위한 약간의 여유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들이 바로 G-카빙에서 보드를 수직으로 다리를 수평으로 펴는 것을 중시하는 이유가 된다.

G-카빙은 보드를 90도 가까이 세우고, 무게중심은 땅에 닿을 정도로 다운시켜 보드 안에 위치 시키며 무릎은 펴 수평프레싱을 강력하게 가한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상체앵귤레이션에 의한 수직프레스는 필수가 아닌 옵션이 될 수 있다.

무릎을 많이 굽혀 최대 다운한 2-1번 보다 무릎을 편 3-2의 무게중심이 훨씬 낮다는 것 또한 주목해야 한다.

위에서 잘 알려진 동영상을 예로 드느라 알파인을 예로 들었지만 실제 슬로프에서 프리 탈 적에 필자가 경험해 보았고 필자도 슬로프의 한 프리스타일 보더를 보고 배웠다. 프리스타일은 힘들다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



단상 8. 거친 슬로프에서의 수평프레스의 활용

거친 슬로프에서 G-카빙은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좀 변형하면 거친 슬로프에서도 잘 통한다. 거친 슬로프에서는 속도를 크게 낼 수 없어 이러한 원심력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수직프레스보다는 다운언웨이팅으로 무릎을 접어 엣지를 바꾸는 동시에 다리를 펴 보드를 밀어내 수평프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것의 장점은,

1) 보드의 엣지각을 오래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높이 세울 수 있어 턴을 타이트하게 만들며
2) 수직프레스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범프와 모글이 난무한 설면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으며
3) 다운언웨이팅은 무게중심이 낮은 상태로 빠른 엣지전환을 돕기 때문에 보드의 컨트롤이 불안정해 지거나 잃어버리는 시간이 극히 짧아지게 되어 보드가 진행하면서 바뀌는 설면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 기술은 익스트림카빙의 기초라 불리는 푸쉬풀턴 이라는 테크닉이다.



단상 9. G-카빙의 꽃

G-카빙의 꽃은 역시 롱턴이다. 슬로프전체를 휘감아 나가는 롱턴 이야말로 G-카빙의 진수다. 필자는 숏턴을 멋지게 치는 사람보다 롱턴을 장중하게 하는 사람이 더 많이 부럽다. 올 시즌 왠지 하는 거 없이 허무하게 지나가는 듯 허전함은 필자가 롱턴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인 거 같다. 나이를 먹을 수록 후방추돌이 왜 그렇게 무서운지 모르겠다.

작년에는 알파인 하나 달랑 들고 롱턴만 파고 롱턴 밖에 할 줄 모르니 그걸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지금은 몇 가지 라이딩 옵션을 보유하게 되면서 라이딩은 풍요로워졌는데 그 속내는 더 빈곤해 지는 듯한 이 느낌은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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