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12/13 시즌 비망록

올 시즌 수년간 스키를 접었던 친구가 대회전을 들고 나타났는데, 이 친구가 예전의 카빙감각을 쉽게 되찾지 못했습니다. 회전스키만 타던 친구라 장비 적응이 문제였겠지만 카빙을 못하고 턴초입에서 스키를 강제로 피보팅하려는 것을 쉽게 고치지 못하더군요.

궁리 끝에 조언한 것이 평소대로 타되, 턴의 정점에서 스키를 턴바깥쪽으로 계속 밀라는 것이었습니다. 카빙은 못하더라도 최대한 슬로프 사이드쪽으로 눈을 밀어낸다는 기분으로 타라는 것이었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두어번 런을 하고 난 다음 즉시 적응했고, 카빙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안정적으로 타지만 카빙은 못하는 한 프리보더에게도 같은 주문을 했는데, 카빙을 한번도 못해 본 친구라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방법의 장점을 생각해 보니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이 턴의 정점에서 정확한 중경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더군요. 중경이 아니면 턴의 정점에서 제대로 밀 수 없습니다. 후경으로 탄다면 커다란 슬립과 함께 온몸으로 슬라이딩하기 십상이죠.

둘째, 턴의 정점에서 가장 큰 감속이 일어나 좀 더 안전한 라이딩이 가능해 집니다. 설면이 좀 안좋은 경우턴의 정점을 지나고 난 후 슬로프 하단으로 향하고 난 다음에 슬립에 의한 감속은 여러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처럼 아이스도 많고, 범프로 많은 경우에는 엣지에 단단한 장애물이 걸리는 경우가 더러 있겠죠.

셋째, 두번째가 가능하므로 라이딩 자체가 좀더 여유로워집니다. 자세 잡을 시간도 좀 있고, 다음 진행방향의 장애물 확인 시간도 좀 더 생기고 말이죠.


어쨌든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 비망록의 엣지전환팁과 위의 턴중에 계속 밀기.

이 두가지만 믿고 탔네요. 아니 아직 타고 있네요.

따뜻한 기온과 밤에 얼었던 눈이 녹으며 전 슬로프가 범프화 되는 스프링시즌 정말 좋아하거든요. 시즌 아직도 한창입니다. ^^


남은 시즌도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댓글 3개:

Seo kangwon :

예전부터 글 봐왔습니다. 필력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2시즌을 알프리자세로 타고 있습니다. 베이직도 해봤지만(짧게?)자꾸 무리하게 턴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알파인멋지게 타야지!하면서 잘타는분들 흉내나 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작년 시즌말쯤 더이상의 실력향상도없고 엉성한 자세로 타는게 싫어서 다시 베이직으로 타다 시즌이 끝났습니다. 현재 F2 월드컵 175짜리와 디럭스 등등 부츠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이번시즌엔 정말 본격적으로 타보고 싶은데 유난히 빽턴에 대해 자신도 없고 자세도 너무 안나옵니다. 프론트 턴이야 바인딩 방향데로 숙이면 그나마 쉽게 흉내를 낼수 있는데, 자꾸 자세가 낮춰지질않아 영상을 보면 거의 서있다 싶이 하고 빽턴은 엉덩이 빠지고 턴을 길게 끌지 못하고 데크뒤가 털리거나 넘어지게 됩니다. 정말 짜증도 나고 화도 나긴하지만 처음부터 연습방법이 잘못된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도움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어떻게 어떤식으로 연습을 해야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시즌은 기억에서 지우겠습니다.

베타카버(betacarver) :

뜬금없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첫번째 조언은 비시즌 동안 몸에서 긴장을 풀어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을 열심히 하시면서 시즌을 준비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알파인 저도 한 8-9년차 되고 보니, 결국 그것이 관건이었답니다.

알파인은 정말 지독히도 그것-몸의 충분한 이완-에 좌우 됩니다. 많은 연습으로 멋진 자세를 만들 수 있겠지만, 이완 없이는 결국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이완이 충분하면 자세는 덤으로 따라 오는 것 같고요.

어쨌든 기술적으로 보자면 데크 뒤가 털리는 건 좀 전문용어로 채터링현상이라고 하는데요, 몸이 지나친 뒤로 빠져 데크가 휜 곡률이 보드 전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백사이드는 생각보다 많이 전방으로 체중이동을 요구합니다. 체중이 언제나 눈에 닿은 엣지, 두발 중간에 집중되고 있는지 느껴 보세요.

혹시 다운시 무릎 굽히는 것, 상체 유지 하는 것 등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진 않으신가요?

그런 사소한 문제는 잠시 접어 두고, 좀 낮은 경사에서 알파인 기본자세를 편안하게 유지하면서 - 정말 편해야 합니다. 알파인은 어떤 자세에서도 편안한 상태가 아니면, 아주 위험한 운동이 되요 - 타시다가 그게 편안해 지면 차츰 몸의 기울기를 이용해서 타보세요.

요약하자면,

1. 보드 위에선 정말 편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긴장되면 잘못 되고 있는 것이다. 몸을 이완하는 것을 평소 꾸준히 연습한다.

2. 체중과 원심력이 언제나 설면에 닿은 엣지, 양발 사이에 집중되고 있는지 늘 체크한다.

3. 엣지전환 후 절대 몸이나 보드를 억지로 돌리지 말고 보드가 스스로 턴을 만들어 내도록 기다린다. 라이더는 편안한 상태로 보드 중심에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1, 2를 기억하면서 그냥 서서 기울기만으로 턴연습.

저속에서는 3이 힘들지만, 어쨌든 엣지 전환 후 직진한다는 기분으로 1,2만 생각하면서 충분히 기다리는 연습을 하시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Seo kangwon :

댓글 감사드립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몸이 뒤로 지나치게 빠져 있던것 같습니다. 후경이라고 하나요? 이얘기를 엄청 많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쓰신글들 보면 전방(앞발로 타는느낌)으로 타라고 하셨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앞쪽으로는 아예 체중을 실었던적이 거의없던것 같네요.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주신거 같아서 너무 감사합니다. 물론 제 연습과 의지가 중요하지만 저렇게 중요한 포인트없이 하는 연습은 또 시즌동안 헛수고 하는꼴이 될거같네요^^;꼭 명심하겠습니다. 지금 글 올리신거 다 정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